안녕하세요. 올라트예술학교입니다. 꽃샘추위가 시작됐어요. 추운겨울과 작별하고 더욱 따듯한 봄을 맞이하기 위한 과정이겠지요? 이렇게 쌀쌀한 날씨에는 온기 가득한 집만한 곳이 없지요. 아늑한 방, 폭신한 이불, 맛있는 음식이 기다리고 있는 스위트 홈. 하루일과를 마치고 돌아갈 집이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왠지 든든하고 안도가 되는 느낌입니다.^^ 그러고 보면 우리들에게 집이란, 그저 인간의 생을 유지하기 위해 의식주를 해결하는 단순한 공간의 개념을 뛰어넘는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주 ‘예술과 뛰놀다’시간에는 ‘집’이라는 소재를 통해 ‘인간다운 삶’이란 무엇인지를 고민해보게끔 하는 영화 ‘비바리움’을 감상한 후 이야기 나누어보았습니다.
예술과뛰놀다
영화, 음악, 미술 등 다양한 문화 컨텐츠를 직접 보고 듣고 체험하는 시간.
다양한 문화체험을 할 수 있는 수업.
줄거리
함께 살 곳을 찾던 ‘톰’과 ‘젬마’ 중개인으로부터 ‘욘더’라는 독특한 마을의 9호 집을 소개받는다. 똑같은 모양의 주택들이 즐비한 곳에서 알 수 없는 기묘함에 사로잡힌 순간, 중개인은 사라져 버린다. 어떤 방향으로 향해도 집 앞에 다다르는 이곳에서 우리의 선택은 없다, 오직 살아갈 뿐!
토크톡톡
예술과 뛰놀다 수업 후 각자의 생각을 토론하며 상대방의 생각을 이해하고,
다양한 관점을 통해 시각을 넓히는 시간.Talk & listening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는 수업.
(스포일러 주의)
1.영화 ‘비바리움’은 주인공들이 겪게된 사건에 대한 명확한 인과관계가 드러나지 않은채 열린결말로 마무리 되는데요. 과연 비바리움 속 ‘욘더’라는 세상을 누가 무슨이유로 만들었을까에 대해서 우리들만의 상상력을 발휘하여 발표해봅시다.
선홍 : 영화초반에 나오는 ‘자연의 섭리’라는 말을 생각해보면 욘더를 만든 존재는 자연의 섭리를 만들어낸 ‘신’ 인것 같다. 인간 스스로가 자신이 왜 존재하는지를 죽을때까지 모르는 것 처럼 욘더에서 자라는 아이들이 어떤 존재인지 알 수 없다. ‘마틴’이란 이름을 가지고 돌고도는 생명체들이 책을 가지고 다니는 것도 인간들이 철학이나 의학을 공부하는 것과 다르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또 마틴이 자신을 길러준사람이나 개, 개구리같은 동물의 모습도 보일때는 작은 사회를 보는것 같기도 했다. 주인공들과 마틴의 시점에서 볼 때 지금 현대사회의 동물들이 저렇게 느끼고 있을것 같았다. 또 마틴이 누군가를 죽이고 밀폐용기에 넣고 난 뒤 마치 우리가 옷을 개어 넣듯이 아무런 죄책감 없이 사람을 정리하는 것을 보면서 사회에서 약자를 대하는 우리의 모습과 별반 다를게 없다고 느꼈다. 그래서 신은 인간에게 자신을 되돌아보라는 의미로 마틴을 세상에 내보낸 것 같다.
혜림 : 수십년 전, 한 인간 집단이 외계인의 세계를 침략해 그들에 대한 정보를 유출했다. 그래서 인간들에게 복수하기 위해 외계인들이 수많은 연구들을 통해서 인간들이 본능적으로 좋아하고 필요로 하는‘집’이라는 공간을 미끼삼아 실험을 감행한 것이라고 가정해보았다. 과거 인간들이 자신들의 영역을 침범해 혼란을 야기한 것처럼, 외계인들 또한 집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욘더를 소개해주고, 의식주를 해결해주면서 정서적인 안정을 누려야 할 공간인 집을, 고립과 압박의 지옥으로 변형시켜서 인간들을 타락시키려한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상상을 해보았다.
준현 : 사람들은 대체로 안정적이고 부족함 없는 편안한 인생을 살고 싶어한다. 그래서 외계인들이 욘더라는 마을을 만들어서 인간들에게 모든 의식주를 해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었을때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 시험해보려고 한 것이 아닐까 하는 스토리를 상상해봤다. 먹을것, 입을것, 주거공간, 심지어 자녀까지도 제공해주면서 이상적인 가정의 형태를 이룰 수 있게 해준다면 인간들은 편안하고 행복할것인가에 대해 생각하면서 계속 영화를 지켜봤다. 겉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보이지만 주인공들은 결코 편안해지지도 행복해지지도 않았다. 아마도 외계인들은 과연 이런 아이러니한 모습에 대한 해답을 찾지 못한채로 계속해서 제2, 제3의 마틴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고 상상해보았다.
2. 여러분에게 ‘집’이란 어떤의미인가요. ‘욘더’처럼 살아가는 데 필요한 의식주가 해결되는 공간으로서의 역할만을 지닌 ‘집’을 진짜 집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영화 ‘비바리움’을 감상한 후, 각자가 생각하는 ‘집다운 집’, ‘인간다운 인간의 삶’이란 무엇일까를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져보고, 서로의 생각을 공유해봅시다.
선홍 : 인간답게 살기위해 우리는 그저 주어진 순간순간에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 삶을 알차게 꾸려나가기 위해 현재를 충실히 살아내는 것 말고는 우리에게 주어진 다른 선택이 없기 때문에 지금 이 순간을 열심히 살게되면 돌아볼 과거와 지금의 나, 미래의 모습 또한 적어도 인간적으로 잘 산 ‘삶’이 되지 않을까. 그래서 겉으로 보이는 집이 아니라 내면의 집이 얼마나 단단하게 잘 지어져 있느냐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좋은 아파트에 살고 넓은 집에 살아봤자 스스로의 내면이 불행하다면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에게 만약 많은 것들을 선택할 수 있는 경제적인 여유가 주어진다면 더 좋은 집, 더 좋은 환경을 위해 전전긍긍하기보다 나에게 지금 꼭 필요한 행복들, 지금 이 순간에 누릴 수 있는 가치들을 누리며 살것이다. 한치앞을 알 수 없는 미래의 부와 명성을 위해 현재를 희생시키기보다, 오늘의 나를 인간답고 행복하게 해줄수 있는 ‘케잌 한조각’을 선택하면서 살아가고 싶다.
혜림 : 집은 기본적인 의식주를 포함해서 육체와 정신에 쉼이 되는 공간이어야 한다. 그래서 집이라고 해서 다 같은 집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어떤 재료로 만들어진 공간이냐가 아니라 어떤 사람들이 머무는 공간이냐에 따라서 그 공간의 의미와 가치가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누추하고 허름해도 그 곳이 어떤 사람에게는 가장 아늑한 낙원이 될 수도 있다. 비바리움을 보면서 새삼 인간은 참 오묘한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다운 삶이란 욘더의 집들과 구름들처럼 정형화된 틀 속에 가둘 수 없어서 더 고귀한 것이다. 사람에게는 각자 자신만의 개성이 담긴 삶과 집이 있다. 완벽한 삶의 기준과 화목한 가정의 정의가 모두 다르다. 각자의 목표와 취향, 가치관이 어우러져야 ‘인간다운 삶’이 이루어진다고 생각한다.
준현 : 나에게 집다운 집이란 아무런 걱정없이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영화를 보면서 인간이 인간답게 살기위한 조건은 ‘물질’에 있지 않고 ‘목적’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가치있다고 생각하는 삶에 ‘목적’을 두고 노력하고, 그 힘든 과정들 속에서 쉼을 주는 ‘집’이라는 공간을 온전히 누릴 수 있을때 비로소 ‘집다운 집’, ‘인간다운 삶’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