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올라트예술학교입니다. ‘믿음 소망 사랑 그 중에 제일은 사랑’이라는 성경구절은 너무나도 많은 사람이 알고 공감하는 메시지 일텐데요. 신앙의 유무를 막론하고 많은 사람들이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랑’을 커다란 가치로 여기는 이유는,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이야 말로 이웃을 구하고 세상을 구하는 가장 고귀한 기적임을 알고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번 주 ‘예술과 뛰놀다’시간에 함께 감상한 영화는 이웃을 향한 사랑이 만들어 내는 작지만 소중한 기적에 관한 이야기 ‘오베라는 남자’입니다.
예술과뛰놀다
영화, 음악, 미술 등 다양한 문화 컨텐츠를 직접 보고 듣고 체험하는 시간.
다양한 문화체험을 할 수 있는 수업.
줄거리
고집불통 까칠남 ‘오베’. 평생을 바친 직장에서 갑자기 정리해고를 당하고, 유일하게 마음을 터놓던 아내 ‘소냐’까지 세상을 떠난 이후, 그에게 남은 것은 ‘소냐’를 따라가는 것뿐이다. 모든 준비를 마친 ‘오베’. 마침내 계획을 실행할 결심을 하고, 마지막 순간을 앞둔 바로 그때! 그의 성질을 살살 긁으며 계획을 방해하기 시작한 누군가가 있었으니 바로!!! 아무 때나, 시도 때도 없이 막무가내로 들이대는 이웃들! 그의 삶에 제멋대로 끼어든 사람들! 과연 ‘오베’ 인생 최악의 순간은 반전될 수 있을까?
토크톡톡
예술과 뛰놀다 수업 후 각자의 생각을 토론하며 상대방의 생각을 이해하고,
다양한 관점을 통해 시각을 넓히는 시간.Talk & listening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는 수업.
(스포일러 주의)
주인공 ‘오베’는 아내를 잃은 슬픔으로 세상을 향한 마음을 닫은 채 삶을 포기하려고 마음 먹지만 조금은 엉뚱하게 그의 삶에 침범(?)한 이웃들을 통해 조금씩 상처를 치유하고 마음을 열어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요. 오베가 만난 이웃들 중 내가 뽑은 가장 인상 깊었던 인물을 소개해봅시다.
선홍 : 먹성 좋은 이웃, 지미가 떠오른다. 지미는 까칠한 오베에게 아무리 모진말을 들어도 굴하지 않고 친절한 태도를 보여준다. 지미는 오베의 아내 소냐가 죽기전 그의 진짜 모습을 알고 있기때문에 상처받고 연약해져 방어적인 모습으로 변해버린 오베마저도 이해하고 품어줄 줄 아는 이웃이다. 바깥으로 드러나는 오베의 괴팍한 성격 이면을 바라볼 줄 아는 선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혜림 : 오베의 앞집으로 이사온 파르바네가 생각난다. 남들은 오베가 괴팍하고 꼰대인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파르바네는 오베의 숨겨진 선한 마음을 바라본것 같다. 소냐가 죽고 삶의 의미를 잃어버렸던 오베에게 스스럼없이 도움을 요청하고, 자신의 요리로 고마움을 표현하고, 오베가 이웃들에게 필요한 존재임을 끊임없이 느끼게 해준 인물이라 기억에 남았다. 오베와 파르바네의 관계를 바라보면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오베의 깊은 상처를 또다시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으로 치유받는 과정을 간접체험할 수 있어서 따듯했다.
영화 ‘오베라는 남자’는 ‘함께’의 가치를 곱씹어보게 하는 영화였던 것 같습니다. 우리 학생들도 사람이 ‘함께’ 더불어 살아야만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함께 하는 삶에는 어떤 가치가 있는지 생각해 보고 이야기 나누어봅시다.
선홍 : 나에게 ‘함께’ 라는 의미는 사전적으로는 좋은 의미이지만 한편으로는 약간 마음의 부담이 생기기도 하는 개념이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만이 아니라 나와 잘 맞지 않는 사람까지 품을 줄 알고 배려하고 필요에 따라 희생도 감수할 줄 알아야 하는 것이 ‘함께함’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머릿속으로는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인식은 있지만, 함께 살아가기 위해 내가 치러야할 모든 요소들을 감수할 만한 용기에 대해서는 사실 확신이 적은 편이다. 만약 상대방과 관계를 맺을때 나는 함께라고 생각하는데 상대방은 그렇지 않은 마음이라면? 그런 함께는 일방적인 관계일 뿐이다. 하지만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 나 또한 앞으로 살아가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함께 관계를 맺으며 살아살 수밖에 없으므로, 상대가 마음을 열고 다가온다면 나도 그 사람에게 마음을 쏟아주고 싶다. 그래서 내가 마음을 쏟아 함께할 대상을 너무 광범위 하게 넓혀서 생각하는 것보다, 불필요한 관계는 과감히 배제하고 내가 정말 좋아하고 함께하고 싶은 생각이 드는 나의 바운더리안에 있는 사람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것이 가치있다고 생각한다.
혜림 : 당장 편한 것을 찾는다면 다른 사람의 간섭이나 방해없이 혼자인 편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사람의 일생을 놓고 가치판단을 해보자면 혼자인 삶과 더불어 사는 삶은 그 값어치가 천지차이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혼자서는 그 어떤 가치있는 일도 의미가 없어진다. 내가 어떤 사람이든, 어떤 일을 하든 나라는 사람의 쓰임이 필요한 다른 사람들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내가 아무리 훌륭하고 잘난 사람이라도 의미가 없다. 사람은 누구나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생김새와 개성과 장단점을 지니고 있다. 사람들은 타인을 통해 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고, 나의 장점을 발휘할 기회와 동시에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들어 나갈 수도 있다. 사람은 유일한 존재로서의 가치를 지니고 있는 동시에 그 유일성들의 결합과 소통을 통해서 시너지를 발휘하는 존재라는 생각이 든다. 이웃들이 오베에게 도움을 얻는 동시에 오베의 치유에 도움을 주는 유기적인 과정이 ‘사랑’이 흘러가는 원리인 것 같다. ‘함께’하는 삶이란 사람이 사람을 더 좋은 사람으로 성장하게 하는 힘이라는 생각이 든다.
